“에베레스트뉴스닷컴에 이의 제기했으나 정정되지 않았다”

엄홍길씨의 ‘국내 최초 8,000m 14개 거봉 완등’ 논란 불거져 

국내 모 일간지와 인터넷 사이트에 의문 제기하는 글 게재

한국을 대표하는 엄홍길(嚴弘吉·49·밀레 이사·상명대 석좌교수)과 박영석(朴英碩·46·노스페이스 이사) 두 산악인의

8,000m급 14개 거봉 완등 순위를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엄홍길씨는 2000년 7월 31일 K2(8,611m)를 등정하고

14좌 완등을 공표한 직후에도 시샤팡마 등정 의혹 때문에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흐지부지 그 해를 넘기고 이듬해인 2001년 6월 16일 엄홍길씨와, 파트너였던 민경태씨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93 거봉산악회 초오유-시샤팡마 원정대 등정루트 설명회’에서 등반과정에 대한 설명과 등정 사진 공개를 통해

일단락 짓는 듯했다. 더욱이 엄홍길씨는 시샤팡마와 함께 등정 의혹을 사왔던 로체(8,516m) 2개 고봉을 2001년

봄과 가을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14좌 완등을 완벽한 것으로 보완했다.

▲ 시샤팡마 남벽 전경. 한국산악인들은 중앙봉을 경유해 주봉을 등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이확  인된 이후 남벽 루트로 등반하고 있다.<사진 2006 조선대 시샤팡마 원정대>

그러나 아직까지도 <아메리칸알파인저널(American Alpine Journal)>처럼 권위 있는 연감이나 에베레스트뉴스닷컴과 같은

해외의 히말라야 전문 웹사이트 등에는 엄홍길씨가 ‘주봉(main peak) 등정’이라고 주장하는 1993년 등반이

‘중앙봉(central peak) 등정’(아메리칸알파인저널)으로 기록돼 있거나, 2001년 9월 21일 두 번째 등반만을 등정으로 인정해

 2001년 7월 22일 K2 등정으로 14개 거봉 완등을 마친 박영석씨에 이어 엄홍길씨는 아홉 번째 완등자(에베레스트뉴스닷컴)로 기록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에베레스트뉴스닷컴이나 ‘8000er.com’과 같은 히말라야 등반 전문 웹사이트에 올려진

기록으로 인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웹사이트에 ‘엄홍길과 박영석 두 산악인 중 누가 14개 거봉을

완등했나?’ 하는 질문이 종종 뜨는가 하면, 최근 모 일간지 기사에 박영석씨가 엄홍길씨보다 먼저 완등했다는 기사가

게재됨으로써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그 일간지는 ‘정신 빈약한 산악강국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01년 7월 22일 박영석씨가 K2(8,611m) 등정에 성공해 한국인 최초 8,000m급 14좌 완등자가 됐고,

두 달 뒤인 9월 21일 엄홍길씨가 시샤팡마(8,046m) 등정으로 국내 두 번째이자 세계 아홉 번째 완등자로 등록됐다”는

기사를 게재해 14좌 완등 순서를 엄홍길, 박영석 순으로 알고 있는 많은 사람을 의아스럽게 했다.

 이 기사에 대해 엄홍길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K2 등반을 마치고 에베레스트뉴스닷컴에 시샤팡마 등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가 나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의를 제기했다. 처음에는 전혀 반응이 없었으나 국제변호사를 선임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하자 반응이 달라졌다. 100% 잘못은 인정할 수 없지만 제보된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실은 것에 대해서는

미안해 하며 등정 의혹에 관련된 기사는 삭제하고 14좌 완등 순서는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엄홍길씨는 “관련 기사는

곧 삭제되었지만 완등 순서는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한동안은 화가 났지만 공신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웹사이트를 상대로 굳이 제소할 것까지야 있겠나 싶어 그냥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엄홍길씨는 “이제 와서 또다시 상대할 가치조차 없는 인터넷 사이트를 상대로 수정을 요구하고 싶지는 않다”며

“제보자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산악계에 일 파문을 생각해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