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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이야기>>

피아골 대피소 전깃불 들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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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피아골 대피소에 22년만에 처음으로 전깃불이 켜졌다는 소식이다.
피아골대피소라면 노고단을 16년이나 지켰던 함태식님이 관리하고 있어 그이의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
어언 79세의 고령인 함 옹에게 전깃불은 냉기와 쓸쓸함을 몰아내 줄 좋은 선물이다.
피아골 전깃불 소식은 그래서 한층 반갑게 들린다.


전남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 산 386번지 피아골 삼거리, 해발 850미터의 적요한 산골짝에 자리한 피아골

대피소이다. 주능선에 위치한 대피소가 아니어서 찾는 이들도 다른 곳보다 적은 편이다.
랜턴이나 촛불 아래 함태식 옹의 얼굴이 더욱 어둡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전기가 들어왔다니, 많은 산악후배들이 함 옹의 낙천적인 모습을 잘 지켜볼 수 있게 된 셈이다.


피아골 대피소에 전기가 들어온 것은 1500미터 떨어진 곳에 이동통신사의 무인 중계탑이 들어선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가 기지국에 필요한 전력을 4킬로미터 떨어진 직전마을에서 끌어오면서 대피소에도 전력을 공급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피아골에서도 통화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가 무인중계탑을 설치한 것이다.
지리산 9개 대피소 가운데 아직 전깃불이 없는 곳은 치밭목 한 곳뿐이며, 뱀사골과 연하천, 세석과 장터목

산장은 자가발전으로 전깃불을 밝히고 있다.

피아골 대피소는 수용인원 50명(81평방미터)의 작은 규모이다.
노고단에 국립공단 직영 현대식 3층 산장이 건립되면서 그때까지 노고단을 지켜왔던 함태식 옹이

피아골 대피소로 밀려났었다. 함태식옹은 2년 가량 왕시루봉에서 지내기도 했는데, 그 사이 피아골 대피소를

지키고 있던 그의 아들이 산처녀를 만나 산상결혼을 한 것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피아골 대피소는 1984년에 세워졌으므로 건립 22년만에 전깃불이 들어온 것이다.
한국전력의 전기가 공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그동안 피아골 대피소에 전깃불을 아주 켜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때때로 태양열 발전을 하여 약한 전깃불을 켜기도 했고, TV 시청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등산객들은 대체로 랜턴이나 촛불 속에서 산정을 나누고는 했다.
피아골의 이 독특한 분위기에 익숙한 산꾼들에게는 전깃불이 들어온 것을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이상하게 생각되기도 한다는 것.
밤하늘의 밤송이 같은 별을 지켜보던 지난날의 추억과 운치를 그리워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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