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애지중지 키우던 누렁이 개 "메리"가 사라진 날 아침
어머니는 “메리가 한밤중에 줄을 풀고 도망을 갔다”며 천연덕스럽게 둘러댔다.
소년은 온종일 눈물범벅이 된 채 동네앞 들판과 뒷산을 헤매며 “메리”를 외쳤으나
사라진 메리는 어느 곳에도 없었다.
그날 저녁 소년에게 어머니는 “할아버지께서 잡아오신 미꾸라지로 만든 것”이라며
가마솥에서 덜적지근한 맛의 국을 퍼서 권했고 온종일 헤매다 지치고 배고픈 소년은
게걸스런 저녁을 먹고 골아 떨어졌다. 그때가 아마 초복쯤이었을 게다.
▼"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라는 복날이 시작됐다.
15일 초복을 시작으로 중복, 말복으로 이어지는 삼복(三伏)이 20여일 지속되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펼쳐진다.
음양오행에는 여름철을 "화(火)"의 기운으로, 가을철은 "금(金)"의 기운으로 나타냈다.
복날은 가을의 "금"기운이 땅으로 나오려다가 아직 "화"의 기운이 강렬해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하는 때라고 해서 엎드릴 "복(伏)"자를 사용했다.
▼더위를 물리치고 몸을 보양하기 위해 개고기국을 끓여 먹는 복달임은 복날의 오래된 풍습중의 하나이다.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따듯하게 하고,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돼있다.
자연히 옛 사람들의 복날 먹거리 풍속의 중심에 개고기가 자리잡았다.
소년의 누렁이 개 "메리"도 당시 할아버지 보양식을 위해 가마솥으로 사라졌음은 분명하다.
▼최근에는 서양문화의 영향탓에 보신탕이 혐오 음식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닭에 인삼을 넣고 푹 고아서 만드는 삼계탕이 복날 보양 음식의 대표격으로 자리잡기 전까지만 해도
보신탕은 우리네 전통적인 보양식이었다.
그렇지만 무더운 여름철 건강을 한두 가지만의 보양식만으로 완벽히 지킬 수는 없다.
각종 영양소가 들어있는 식품들을 골고루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의 건강책일 것이다. 더위만 빼고 골고루 다 먹는 건강한 여름나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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