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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이야기>>

백두대간 훼손 심각…종주ㆍ개발이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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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락 잘려나가고 삼림훼손에 생태계 교란까지
국립환경과학원 2007 생태계 조사 발표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꼽히는 백두대간이 90년대 중반 이후 시작된 종주 붐과 개발 등으로

산세와 생태계 훼손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이 16일 발표한 속리산 형제봉과 지리산에 걸친 240㎞ 걸친

"백두대간 보호지역 2007년 생태계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구간 가운데 추풍령∼덕유산 사이

신풍령 구간의 훼손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목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바람재는 정상 부근까지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임도(林道)가 놓여 있어

통신 동호회원 등의 차량 이용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대덕산과 황학산은 등산객 등으로 인해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된 돼지풀이 자리잡고 살고 있으며

왕성한 번식력으로 분포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의 경계인 황학산에서 운수봉으로 이어지는 마룻금은 등산로가 곳곳이 파이고

나무 뿌리가 드러난 채 방치돼 있는 등 등산객에 의한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 사이의 금산과 덕유산 부근의 궤방령은 석산 개발 과정에서 돌을 캐기 위해

절개된 산자락은 군데군데 잘려나간 채 복구되지 않아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국수봉에서 큰재까지는 산림청이 등산로 정비용 자재를 운반하기 위한 헬기장을 만드느라

주변 산림이 크게 망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상주의 개터재∼백학산 구간은 숲 가꾸기 명목으로 잘라낸 나무가 그대로 방치되는 바람에

야생돌물의 이동에 지장을 초래해 오히려 생태계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육십령∼덕치 구간은 최근 도로공사를 비롯한 대형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급속도로 훼손되고 있으며

공사 과정에서 생기는 토사가 인근 하천에 유입될 위험이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무주리조트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는 덕유산 민선봉∼칠봉 구간은 스키 코스와 임도가 개설돼

식생이 완전히 파괴돼 붉은토끼풀서양민들레 등 귀화종이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 자락의 삼봉산에선 밀렵꾼이 설치한 올무도 발견됐다.
덕유산 무주 구천동 계곡에 사는 금강모치는 계곡 상가나 인근 양어장에서 무분별하게 방류한 무지개송어

산천어 등의 위협을 받고 있는데 무주 구천동은 한강수계 상류에 주로 사는

금강모치의 유일한 금강수계 서식처다.

지리산 서부 계곡에서 발견된 무지개송어와 산천어는 인위적으로 옮겨져 살게 된 것으로

어류의 분포나 생태계의 자연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 곳에 방류된 산천어도 대부분 일본산 또는

한국산 산천어와 교잡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리산 정령치∼벽소령 구간에선 1차 조사(봄) 때는 다슬기, 실지렁이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이 72종 관찰됐지만 2차 조사(여름)에서는 41종이 관측됐고

개체수도 1차 조사의 7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종과 개체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여름에 지리산 계곡을 찾는 등산객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이전 조사 때는 발견되지 않았던 구렁이, 조롱이, 벌매 등

멸종위기야생 동식물 13종이 발견됐고, 식물 594종, 곤충 1천142종도 발견됐다.

또 산 위쪽으로 갈수록 신갈나무가 우위를 점하고 구상나무, 주목, 사스래나무가 국지적으로 군상을 이루며,

저지대 및 계곡 부근은 물푸레나무, 들메나무, 서어나무 등이 분포해 보전가치가 높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번 조사는 백두대간보호 기본계획이 세워진 2005년 이후 전체 684㎞ 가운데 240㎞를

처음으로 정밀 조사한 것으로 2010년까지 매년 구간별 조사가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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