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상판리 천연기념물 제103호인 정이품송(正二品松)이 오는 7일
네 아들을 분가(分家)시킨다.
3일 문화재청과 충북 보은군에 따르면 정이품송 보호 울타리 안에서 자라는 5그루의 자목(子木) 중
성장속도가 빠른 4그루를 이날 정부 대전청사 옆 천연기념물 보호센터와 속리산 입구
소나무공원(솔향공원)으로 옮겨심을 예정이다.
어미와 가장 닮은 1그루는 천연기념물 보호센터 후계목장에 이사가고 나머지 3그루는 어미로부터
500여m 떨어진 솔향공원 소나무박물관 앞과 좌우에 심겨진다.
천연기념물센터 김태식(50) 연구관은 "후계목장으로 옮겨질 정이품송 자목은 어미나무가 강원도 삼척
준경릉(濬慶陵) 소나무나 정부인송(천연기념물 352호) 등을 신부로 맞아 대(代) 잇기에 나설 때까지
'장자(첫 후계목)' 지위를 누리던 나무"라며 "후계목장에 들어오면 나이어린 용문사 은행나무나 창덕궁
다래나무 등 20여 그루의 천연기념물 후계목과 함께 자라며 맏형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자목은 충북도산림환경연구소가 1980년 정이품송에서 채취한 솔방울 씨를 싹틔워 육묘한 것으로
열 다섯 해 되던 1996년 충북 개도 100주년 행사 때 어미 곁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한해 30㎝이상 자라는 왕성한 성장세 때문에 키가 4~5m로 커진데다 뿌리세력도 왕성해져
더 놔둘 경우 어미생육에 지장을 줄 우려가 높자 '분가'가 결정됐다.
문화재청과 군은 이 나무들이 옮겨진 뒤 잘 살 수 있도록 작년 11월 미리 뿌리를 잘라 줄기 부근서 잔뿌리가
나게 하는 '뿌리돌림' 작업도 해뒀다.
보은군 정유훈(34) 학예연구사는 "자목의 키가 커져 어미나무를 가리는 데다 더자랄 경우 15m 떨어진
어미나무가 영양분을 빼앗길 우려가 있어 분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생육이 부진한 1그루는
당분간 어미곁에 그대로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령 600여년된 정이품송(키 16m, 가슴높이 둘레 4.7m)은 1980년대 솔잎혹파리에 감염된 뒤 수세가
급격히 약화돼 10여 차례 외과수술과 영양제 치료를 받았고 1993년 이후 세 차례 폭설과 강풍에 가지가
부러져 좌우 대칭을 이루던 원추형 외모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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